INTERVIEW
2011.10.10

김건후 | Gunhoo Kim

조회 수 16175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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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년만에 들어가 오랫만에 만난 김건후는 그새 또 더 삭아있었다. 안양에 잘 타는 꼬마 루키로 형들사이에서 귀여움받던 막둥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니 이제 키는 고성일만해졌고 목소리는 징그럽게 굵어져버렸다. 보통 요렇게 팍 늙는 쌔운드면 겉에 비해 속은 아직 좀 덜 여물기 마련임에도 요놈은 이제 제법 자기 나름의 소신이 자리잡은 냄자로써, 그동안 속도 외모와 함께 잘 삭혀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그가 카시나에서 아오리라는 새로운 샵으로 스폰서를 옮겼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넌지시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 제안을 했고 순간, 인터뷰 구상부터 완성까지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어졌다. 매일 새로운 껀수에 목말라하며 에블데이 허슬링하고 있는 뜨거운 피, 김건후와의 급 & 숏 인터뷰!

DAILY GRIND (이하 D): 시작해보자. 일단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김건후 (이하 G): 요즘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안 할땐 보드타러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D: 여기저기 어딜 그렇게 돌아댕기는데.

G: 더 추워지기 전에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면서 타려고 해요. 한군데서만 타는 것은 왠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거든요. 같은 높이의 렛지라 하더라도 장소에 따라 타는 느낌이 완전히 틀리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론 만들어진 스팟보다는 스트릿 스팟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트릿 스팟을 찾아다녀요. 그러다가 정 탈 곳이 없으면 컬트를 가죠. 근데 요즘은 보통 스트릿-뚝섬-컬트-동네 이런 순서로 반복되는 것 같네요.

D: 안양서 살고 있는데 요즘엔 안양에서는 많이 안타고?

G: 안양에도 좋은 스팟이 몇군데 있어요. 근데 제가 혼자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주중엔 다들 바빠서 같이 다닐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주말엔 또 나가서 타야죠. 촬영다니고.

D: 보통은 누구랑 많이 타는 편이야?

G: 주중엔 안양 로컬형들 -필규형, 제민형, 조지형, 수현형 등등- 그리고 주말엔 정혁이형, 광훈이형이랑 많이 타는 것 같은데 서울 갈때마다 바껴요. 딱히 항상 같이 다닌다고 할만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D: 여자친구랑도 요즘 한창 분위기 좋은 것 같던데 맨날 그렇게 보드만 타면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좀 짜증내지 않아?

G: 정말 맨날 타지는 못 해요. 체력적으로도.. 하지만 되도록이면 보드 위에 발을 올리려고 하죠.

D: 근데 다들 날씨좋으면 일단 건후한테 전화부터 온다고 여자친구랑은 비오는 날만 만나는 것 같다는 소문이 있던데?!

G: ...사실이 아닙니다..

D: ...

D: 이제 보드탄지는 얼마나 됐지? 어떻게 시작하게 된거야?

G: 제가 2004년말 중1때부터 시작했으니까.. 곧 만으로 7년이 되네요. 어느날 친구가 집에 보드를 가져와서 타기 시작하는데 그 친구가 너무 재미있게 타는 것 처럼 보여서 처음엔 경쟁심에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그 친구는 1년정도 타다가 말더라구요.

D: 타면서 심하게 다친적도 있어?

G: 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자잘하게 되게 많이 타쳤었어요. 타면서 팔다리는 고루고루 한번씩 다 부려졌던거 같거든요. 깁스만 5번인가 했으니… 렛지에 머릴 박아서 귀도 한번 찢어진 적이 있고...

D: 대앰.. 집에서는 뭐라고 안해? 집에서 좀 싫어할만도 한데?

G: 어머니가 다치니까 좀 안좋아하시긴 하는데 그래도 아예 싫다고는 안하세요.

D: 나쁘진 않구만. 스케잇보딩 얘기로 들어가보자구. 스케잇보딩을 하면서 비중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G: 예전에는 스케일이나 테크닉이 좋으면 잘 타는 줄로만 알고 탔었어요. 그런데 만약 어떤 스케이터가 20계단을 킥플립으로 뛰었다해도 자세가 구리면.. 멋이 없잖아요. 일단.. 그래서 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하게 되는 편이예요. 그리고 승부욕이 워낙 쎄서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입니다.

D: 하하 아무래도 가장 큰 자극제는 승부욕인거 같은데 국내에서 동기부여/스케잇 욕구를 불타오르게 만드는 스케이터라면 누가 있을까?

G: 음.. 정혁이형, 창규형, 제이슨 등등이요. 특히, 창규형하고 스케잇게임할 때는 평소보다 두세배는 긴장되요.

D: 창규랑 스케잇게임 공식 전적은?

G: 예전에 부산에서 한번 이겼고, 얼마전 볼컴투어에서는 졌으니까 현재 1-1상황입니다.

D: 남자는 삼세판이니까 다음판이 중요하구만. 지금 인터뷰 읽는 친구들도 다음에 창규랑 건후랑 붙는거보면 집중 좀 해야겠는데? 그럼 좋아하는 해외 스케이터는 누구야?

G: 딱히 좋아하는 스케이터들은 없어요. 그래도 얘는 요즘 좀 된다 싶은 스케이터라면 Luan Oliveira, Rodrigo Petersen, Rodrigo TX정도.. 루안은 테크니컬하면서도 스타일이 죽여요. 정말.

D: 셋 다 브라질리언들이구만. 브라질 한번 가야겠는데? 아무래도 스케이터들은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니게 되잖아. 이제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있다면?

G: 부산을 좋아해요. 부산은 항상 갈때마다 즐거워요. 스팟도 정말 많구요. 다음에는 한번 대구로 스케잇 트립을 가보고 싶어요.

D: 나도 대구는 항상 기회가 없어서 못 가봤는데 좋은 스팟들이 정말 많다더라.

G: 특히 대구는 고향이니까 더 애착이가요. 대구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안양으로 올라왔거든요. 12살까지 살았었죠.

D: 아… 고래서 경상도 싸나이 느낌이 있었구만!

G: 아직도 경상도 억양이 남아 있는데 이게 절대로 고쳐지지를 않아요.

D: 그럼 야구도 삼성?

G: 어릴 땐 야구를 좋아했는데 스케잇보드를 타고서부터는 운동이라곤 거들떠도 안보게 됐어요.

D: 국내 스케잇 대회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다면?

G: 2008년에 부산에서 Trex-X라는 대회가 있었어요. 그 때 외국에서 Spencer Hamilton이랑 Mickey Papas, Austin Seaholm 등등이 왔었는데 되게 충격적이었었어요. 대회런 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대회장 뒷편에서 Spencer Hamilton이 스케잇게임 하는 걸 우연히 봤었는데 높이가 정말 장난이 아니였어요. 기술들도 말도 안되게 깔끔하고.. 그 때 세상이 넓다는 걸 처음 알게 됐던거 같아요.

D: 이번에 카시나에서 아오리라는 다소 생소한 샵으로 스폰서가 바꼈는데 어떻게 된거야?

G: 전 나름대로 스폰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움직임이 있어야 된다고 항상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면에 있어서 아오리가 제가 활동하기에 더 적절할 것 같았어요. 단순히 스케잇보딩 이외의 활동들을 진행하는데 있어 더 적극적으로 서포트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습이라던지 기타 다른 어떠한 활동이라던지요.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자꾸 무언가를 찾아서 하는 걸 좋아해요.

D: 아오리는 사람들에게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인데 어디에 있는 스케잇샵이지?

G: 송파구 장지역쪽에 가든 파이브라는.. 뭐라 그래야되나 그 타임스퀘어 같은 분위기 있죠. 그런 건물 안에 위치해있어요. 아직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샵인데요. 미국 Strange Bird 디스트리뷰션 물건들 -Think, Lucky, Venture, Paradise-을 한국에 공급하고 있어요. 곧 Syndrome -Traffic, BLVD, Birdhouse, FKD-, DNA -Alienworkshop, Habitat-쪽 물건들도 다 들어올 예정이예요.

D: 그럼 너랑 아오리랑 연결은 어떻게 된거야?

G: 아오리에서 수입한 물건들이 정혁이형이 계시는 무라사키 스포츠로 들어오게 되면서 사장님이 스폰서할 스케이터를 구한다시기에 정혁이형이 절 소개시켜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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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근데 너 군대는 어떻게 된거야? 몸 어디가 안좋다고 했었잖아. 안가는거 맞어?

G: 원래 '삼첨판폐쇄부전'이라고 피가 역류할 때 막아주는 판막이 없어진 병이예요.

D: 태어나면서부터 그랬던거?

G: 이게 딱히 원인을 알기가 힘든 병인데 어릴 때 한번 고열이 있고 나서부터 알게 됐다고 하시더라구요. 2살쯤? 웃긴게 중학교 때까지 매년 정기검진을 받았었어요. 이 병은 치료가 안되는 병이라 조심하라는 소리를 예전부터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요건 면제다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검이 나와서 진단서 띄러 병원을 갔더니 여태껏 앓아오던 병이 감쪽같이 없어진거죠. 이게 왠건가 싶었어요.

D: 앁.. 이건 웃어야되나 울어야되나.

G: 격한 운동피하고, 짜고 매운 음식 먹지 말고, 술,담배 등등 하지 말란거 다 해서 그런지 자연치유가 된 것 같아요.

D: 보드안탈 떄는 보통 뭐하면서 지내?

G: 보통 여자친구 만나고, 집에서 그냥 음악 찾아서 다운도 받고, 책도 간간히 읽어주고 그렇죠.

D: 오.. 독서? 요즘 빨리는 책 좀 있어?

G: 제일 최근에 읽었던게 '스스륵 스케이트보드'라고... 여자친구가 선물해줬는데 은근히 재미있네요.

D: 조성삼 아저씨꺼?

G: 아뇨. 그건 다른 책이구요. 이건 외국인이 쓴 책의 번역간이예요. 재미있어요. 10년된 책치고는…

D: 요즘에 음악은 주로 어떤거 많이 들어?

G: 음악은 가리는거 별로 없이 다 들어요. Pink Floyd, Ice T, Commondores 등등 많아요.

D: 록 or 힙합?

G: 그래도 전체적으론 힙합을 좀 많이 듣는 편인거 같아요. 요즘 들어선 재즈쪽도 많이 듣게 되는거 같구요.

D: 보드탈 때도 종종 음악 들으면서 타?

G: 아뇨. 보드탈 땐 이어폰을 뺴요. 오히려 더 방해가 되는 것 같거든요. 휠 굴러가는 소리라던지 그라인드 소리라던지 그런 소리들을 듣는게 더 좋아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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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ailslide, 안양

D: 나-중에 나이들면 어떻게 살고 싶나?

G: 그건 더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먼 미래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생각하기에 다들 늦지 않았냐고는 하는데 전 지금은 일단 뭐든지 스케잇보드부터 연관짓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나중에 50년쯤 후면 보드도 못 타게 될텐데 그런건 벌써부터 생각해보고 싶지 않아요.

D: 그래, 마지막으로 스케잇보딩하면서 고마운 사람들 샤웃아웃하면서 끝내보자. 수고했어!

G: 우선 어머니, 여자친구, 가족 안양로컬 크루들!!, 한국 Nike SB팀 형님들!!, 경호형, 아오리 성호형, 원석형, 광훈이형, 승욱형, 보근이형, 필 이정도? 이게 갑자기 생각하려니 참 생각이 안나네요. 인맥의 한계인가.. 수고하셨습니다!


글, 인터뷰어: 이원석 / 사진: 정필규 / 영상 촬영: 지보근 / 영상 편집: 김건후 &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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