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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Mar

이한민 (Hot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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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민을 처음 만난 곳은 분당 서현 스팟이었다. 18살의 고등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런저런 기술을 구사하는 나름 잘 타는 친구였다. 당시 그의 옷차림을 회상해보면, 그는 짐 그레코(Jim Greco)나 더스틴 돌린(Dustin Dollin)을 좋아하는 것이 분명했다.&nbsp;<div><br><div>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군에 입대했다. 가끔 연락이 닿으면 ‘특급 전투 요원’이나 ‘특수 부대’에 대한, 다소 생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이후 한동안 소식이 끊겼다.&nbsp;</div><div><br></div><div>그가 다시 나타났을 즈음에는 세계 여행을 다니며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무언가에 도전하는 이한민이 조금 부러우면서도, 보통 사람들보다 어려운 길을 가는 모습에 조금 의아했다.&nbsp;</div><div><br></div><div>마라톤 대회에서 여러 번 입상하며 두각을 보였지만, 그는 돌연 마라톤계를 떠났다. 그때 그의 손에는 VX가 쥐어져 있었다. VX와 Super 8, 이 ‘과거의 유물’은 비법을 전수해 줄 선생도 없는 결코 쉽지 않은 분야였다. ‘과거의 유물’을 다루기에 독학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당시에는 쉽게 카메라를 내려놓은 친구들도 많이 봐와서, 기대를 품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한민은 쉬지 않고 정진했다. 몇 해가 지났고 그는 어느새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낸 필름메이커가 되어 있었다. 그가 힘들게 얻어낸 결과는 큰 지식과 내적 자양분이 되었다.&nbsp;</div><div><br></div><div>그에게 왜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지 물어보면, 그저 ‘그냥 좋아서’라고 대답할 뿐이다.&nbsp;</div><div>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는 이한민의 이야기, 지금 바로 확인해보자.</div><div><br></div><div><br></div><div>
<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1"><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 마라톤 선수 시절의 이한민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어떻게 핫미네이터(Hotminator)가 된 거야?&nbsp;</b></div><div><br></div><div>예전에 마라톤 선수로 활동했었거든. 산악 마라톤이라고, 러닝계에서도 좀 하드코어한 분야였지. 살로몬(Salomon)에서 협찬도 받았었고. 그때 (정)윤경이 누나가 처음 핫미네이터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내 이름 이한민과 터미네이터의 합성어인데, 에너지가 넘치는, 쉬지 않고 달리는 이미지가 나랑 맞기도 하고, 완전 마음에 들어서 스스로도 그렇게 부르고 다녔어.&nbsp;</div><div><br></div><div><br></div><div><b>지금도 몸 관리를 하고 있어?&nbsp;</b></div><div><br></div><div>집에 턱걸이 바를 설치해서 턱걸이도 많이 하고, 지치지 않기 위해서 유산소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야. 필르머는 찍는 것 외에도 큰 노력이 필요해. 스케이터보다 먼저 지치면 안 되거든. 그래서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도 있어. 장시간 촬영을 하면 허리나 몸에 무리가 가는데, 턱걸이는 허리의 코어 근육을 발달시켜줘서 많은 도움이 돼.</div><div><br></div><div>
<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2"><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 이한민의 VX 컬렉션, 사진: 안대근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r></div><div><b>원래 고프로로 첫 촬영을 시작했다고 들었어.&nbsp;</b></div><div><br></div><div>처음 시작은 고프로였어. 근데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멋진 친구들은 VX를 쓰더라고. 그래서 VX2000에 저렴한 옵테카(Opteka) 어안렌즈로 시작하게 됐어. 그러다 VX에 최적화된 어안렌즈인 센추리(Century)사의 MK1을 알게 돼서, 이제는 VX1000에 MK1 조합으로 쓰고 있어. 여태까지 다섯 개의 MK1을 샀는데, 총 500만원 정도 든 것 같아. 아무래도 내 앵글이 가깝다 보니, 보드에 맞아서 기스도 많이 나고, 렌즈가 아예 분리돼서 망가진 적도 여러 번이거든.&nbsp;</div><div><br></div><div><br></div><div><b>VX1000과 MK1의 조합이 특별한 점이 있어?&nbsp;</b></div><div><br></div><div>VX1000과 MK1 어안렌즈는 환상의 조합이야. VX2000에도 MK1을 장착할 순 있어. 근데 그냥 흉내 내는 정도고, 느낌이 완전히 달라져. 근접 촬영을 할 때 확확 찔러 넣는 걸 좋아하는데, VX와 MK1 조합이 주는 4:3 비율과 왜곡은 스케이트보드 촬영에 정말 완벽해.</div><div><br></div><div><br></div><div><b>VX는 고장 문제도 많은 거로 아는데.&nbsp;</b></div><div><br></div><div>VX는 출시된 지 26, 7년 정도 된 모델이야. 아마 몇 년 뒤에는 멸종하겠지. 온전한 VX는 이제 거의 없다고 보면 돼. VX는 굉장히 예민해서 고장이 잦거든. 그래서 되도록 많은 VX를 쟁여놓고 부품 교체용으로 주로 쓰고 있어. 간단한 자가 수리를 할 줄 알면 부품만 쉽게 교체하면 돼. 더 세밀한 부분은 특수 분해라 업체에 맡겨야 하지만 말이야. 자가 수리를 하려고 유튜브에서 분해하는 채널들을 많이 찾아봤어. 혼자 영상을 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거의 독학으로 문제점이나 고치는 방법을 알게 됐어. 나처럼 처음 VX를 다루는 사람들은 그런 걸 모를 거 아니야. 그래서 올해는 VX에 관한 사용 방법이나, 촬영하는 방법과 셋업, 간단한 수리 방법을 다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려고 계획 중이야.&nbsp;</div><div><br></div><div><br></div><div><b>VX가 까다로운 장비인데도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뭐야?&nbsp;</b></div><div><br></div><div>간혹가다 “이런 고철 덩어리를 왜 아직도 쓰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요즘 시대에 굳이 오래된 장비를 쓸 이유가 없긴 하지. 일반인은 시원시원하게 보이는 HD를 더 좋아할 테고 말이야. 나도 가끔 HD를 쓰긴 해. 올해엔 HD로 프로젝트를 할 생각도 있어서 Extreme 피쉬아이도 샀어. 그렇지만 주력은 역시 VX일 것 같아. HD를 쓰다 보면, VX의 앵글이 생각나서 견딜 수가 없어. 나한테는 VX가 더 잘 맞고, 이게 진짜 스케이트 비디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 세계적인 필르머들도 둘 다 쓰는 경우도 많잖아. 정답은 없어. 그냥 각자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div><div><br></div><div>
<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3"><br></div><div><br></div><div><b>자신만의 특별한 카메라 세팅 방법이 있다고 들었어.&nbsp;</b></div><div><br></div><div>난 엄청나게 변태처럼 세팅하는 편이야. 처음에 렌즈를 끼우면 비네팅이 한쪽으로 쏠려 있거든. 근데 난 비네팅이 어느 곳에도 쏠리지 않게 하려고, 렌즈를 완전히 다 안 끼워. 그다음에 줌을 조금 넣어서 비네팅이 조금만 나오게 세팅을 해. 그리고 핀이 나가거나, 뿌옇게 나오는 걸 싫어해서 이 모든 걸 뷰파인더로 세밀하게 확인하고, 모든 게 완벽해지면 촬영을 시작해.&nbsp;</div><div><br></div><div><br></div><div><b>HD 4:3 비율도 많이 쓰이고 있다. 그것은 어떻게 생각해?&nbsp;</b></div><div><br></div><div>HD 4:3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대표적으로 컨버스 컨스(Converse CONS)의 ‘Pastel’을 예로 들 수 있어. 아마도 VX가 멸종된다면, VX 룩의 HD로 많이들 찍지 않을까.</div><div><br></div><iframe width="100%" height="623" src="https://www.youtube.com/embed/R7LfeI4Y450"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div style="text-align: center;">[ <i>Spirit Quest(2016)</i>
에 수록된 Connor Kammerer의 파트, 영상: Colin Read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r></div><div><b>어떤 비디오에서 영감을 받았어?&nbsp;</b></div><div><br></div><div>콜린 리드(Colin Read)의 촬영 스타일을 정말 좋아해. 콜린 리드의 Sprit Quest(2016)는 진짜 최고였어. 그의 팔로우 앵글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와. Sprit Quest를 보고 필르머의 꿈을 더 많이 키우게 됐어. 콜린 리드가 몸이 안 좋아져서 이제는 더는 촬영을 하지 않아서 너무 아쉬워.&nbsp;</div><div><br></div><div>그리고 성준이형을 통해서 최근에 알게 된 토마스 캠벨(Thomas Campbell)이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이 사람의 영상은 스케이트 필름이라기보다는 예술이라고 생각해. 이 사람이 굉장히 특이한 게, 절대로 온라인에 공개하지 않아. 이 사람이 만든 책이 있는데, 맨 마지막 페이지에 영상 링크가 나오거든. 공유하지 말라는 정중한 문구로 말이야. 16mm로 찍은, 사운드도 거의 없는 영상인데, 나에게 많은 영감과 자극을 줬어. 이 영상을 보고 ‘과연 예술 작품에 조회수가 중요한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div><div><br></div><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4"></div><div><br></div><iframe src="https://player.vimeo.com/video/193017507" width="100%" height="623" frameborder="0" allow="autoplay; fullscreen" allowfullscreen=""></iframe>
<p style="text-align: center;">[ <i>Hardcore Mamaboyz (2017)</i>, 영상: 이한민 ]</p><p style="text-align: center;"><br></p><p><br></p><p><b>그전에는 영상을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공개했었잖아.&nbsp;</b></p><p><br></p><p>그전에는 재미로 촬영을 했었어. 근데 계속해서 영상을 만들다 보니,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기술의 레벨에 대해서도 기준이 생기고 말이야. 예를 들면, 다른 비디오에서 했던 기술이나 스팟이 겹치는 것들은 배제하거나 뺐어. 좀 더 탄탄한 영상을 위해 제대로 된 풋티지를 모으고, 그중에서 선별하다 보니 영상도 길어지고, 공개 시기도 늦어졌지.</p><p><br></p><p><br></p><p><b>팔로우 촬영의 노하우가 있을까?&nbsp;</b></p><p><br></p><p>정말 어려운 질문이야. 일단 첫 번째로 본인에게 잘 맞는 보드 셋업이 필요해. 몇 년 전에 잭 챔벌린(Zach Chamberlin)이란 샌프란시스코의 필르머가 한국에 왔었어. 이 친구는 마치 VX 촬영의 교본이라고 할 정도로 잘 찍는 친구였어. 충격적이게도 이 친구는 소프트휠로 촬영을 안 하고, 그냥 하드휠로 촬영하더라고. 완전 깜짝 놀랐지. 아쉽게도 타이밍을 놓쳐서 그 이유는 물어보지 못했어. 이처럼 프로페셔널한 친구도 생각 밖의 행동을 하는 걸 보면, 스케이트보드 촬영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 어쨌든 나는 무조건 소프트휠로 찍어야 적성이 풀려.&nbsp;</p><p><br></p><p>두 번째로 보드 영상을 정말 많이 봐야 해. 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영상이 해답이라고 볼 수 있어.&nbsp;</p><p><br></p><p>세 번째로 스케이터가 하는 트릭을 영상 속에 잘 담으면 된다고 봐.&nbsp;</p><p><br></p><p><br></p><p><b>팔로우 촬영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어?&nbsp;</b></p><p><br></p><p>요즘은 어안보다는 롱샷을 더 찍고 싶어. 롱샷에서 새롭고 더 멋진 앵글이 보이더라고. 외국에서도 롱샷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게 보이고. 그래서 나도 어떻게 찍으면 더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을지, 여러 영상들의 롱샷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연구하고 있어.&nbsp;</p><p><br></p><p>사실 스케이트 영상의 흐름도 많이 바꼈어. 촬영 스타일에도 유행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윌리엄 스트로벡(William Strobeck)의 영향력은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윌리엄 스트로벡은 화면에서 얼굴이나 특정 부분을 확대하고, 전신을 거의 다 잘라버리는 촬영 방법을 처음 시작했는데, 처음 나왔을 땐 다들 ‘이게 뭐 하자는 거지?’라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이제는 많은 필르머들이 그 방법으로 촬영하고 있어. 결국엔 트렌드가 되어버린 거지. 촬영에도 각자 다른 스타일이 존재하고, 이 모든 게 예술이라고 생각해.&nbsp;</p><p><br></p><p>팔로우 촬영에서는 힐바밍 같은 것을 많이 찍고 싶어. 샌프란시스코의 필르머들이 팔로우 촬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자극이 됐어. 힐바밍 촬영은 진짜 어려워. 바닥 상태도 다 다르고, 도로에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거든. 실제로 촬영하면서 많이 넘어지고 다쳤어. 촬영할 때 넘어지면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서 몸을 희생할 때가 많아. 몸으로 파워슬라이드를 해버리는 거지.</p><p><br></p><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5"></div><div><br></div><div><b>좋은 필르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nbsp;</b></div><div><br></div><div>외국에서는 필르머에게 나 좀 찍어달라고 매달리는 스케이터가 많아. 유명하고 잘 나가는 필르머는 갑질을 하기도 하지. 하지만 한국에선 조금 다른 것 같아. 한국에서 촬영하려면, 먼저 스케이터들과 편한 친구가 되어야 해. 나이를 떠나서, 함께 어울리고 스케이트보드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라고 할까. 때로는 그 친구가 힘들 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말이야. 필르머도 스케이터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노력하고 발전해야 해. 필르머가 열정을 보여주면 대부분의 스케이터도 더 열심히 하거든. 그런 면에서 필르머는 매니저 같은 역할이라고도 생각해.&nbsp;</div><div><br></div><div>필르머와 스케이터의 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소개해주고 싶어. 젠켐(Jenkem Mag)에 올라온, 뉴욕의 아파트에서 터미널(Terminal)이라는 스케이트샵을 하는 강유진이라는 한국분의 인터뷰거든. 거기에 필르머 입장에서 공감 가는 내용이 꽤 많아. 다들 이 영상을 꼭 봤으면 좋겠어.&nbsp;</div><div><br></div><div><br></div><div><b>외국 스케이터나 프로들이 투어 오면 너에게 촬영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지?&nbsp;</b></div><div><br></div><div>작년에 엔조이(enjoi) 투어로 온 디즈(Deedz)나 타이난 코스타(Thaynan Costa)가 그랬어. 엔조이 한국 투어 영상에 나오지 않은 컷들이 꽤 많아. 아마 쓰지 않은 영상들은 걔들 스폰서가 나에게 적합한 금액을 주고 사서, 자기들 영상에 쓸 것 같아. 예를 들면, 타이난의 영상은 DC에서 쓴다거나 말이야. 사실 그런 연결고리가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워.&nbsp;</div><div><br></div><div>문제는 이쪽 분야의 열정 페이가 너무 세다는 거야. 그만큼 정상급으로 올라가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스케이트보드 분야에선 더 어려운 것 같아. 그만큼 개인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고, 일적인 부분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 그게 진짜 중요해. 내 롤 모델은&nbsp; ‘Atlantic Drift’ 시리즈를 만든 영국 필르머 제이콥 해리스(Jacob Harris)야. 그 친구처럼 꾸준한 개인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어.</div><div><br></div><iframe src="https://player.vimeo.com/video/213929950" width="100%" height="623" frameborder="0" allow="autoplay; fullscreen" allowfullscreen=""></iframe>
<p style="text-align: center;">[ 이한민의 파트 '?', 영상: 양성준 ]</p><p style="text-align: center;"><br></p><p><br></p><p><b>주황 팬티만 입는 이유가 궁금해.&nbsp;</b></p><p><br></p><p>매형이 와코루라는 속옷 회사에서 일하는데, 선물로 같은 팬티를 10개를 줬거든. 그걸 입다 보니까, 너무 편한 거야. 그래서 계속 이것만 입게 됐지. 옷을 자주 벗는데, 팬티가 매번 주황 삼각이라 날 미친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하하.&nbsp;</p><p><br></p><p><br></p><p><b>밖에서 옷 벗는 거에 대해서 여자친구는 뭐라고 그래?&nbsp;</b></p><p><br></p><p>별말 안 해. 적응했나 봐. 하하</p><p><br></p><iframe src="https://player.vimeo.com/video/378700535" width="100%" height="623" frameborder="0" allow="autoplay; fullscreen" allowfullscreen=""></iframe>
<p style="text-align: center;">[ <i>Why Called 'SSAB SSAB' (2019)</i>, 영상: 이한민 ]</p><p style="text-align: center;"><br></p><p><br></p><p><b><i>SSAB SSAB</i>은 어떻게 시작된 거야?&nbsp;</b></p><p><br></p><p>사실 SSAB SSAB은 풀 렝스가 아니고, 원래 계획은 다 각자의 개인 파트로 공개하는 거였어. 다들 바이브도 다르고, 서로 어울리는 친구들끼리 묶어서 말이야. 뭐 어쨌든, 이게 한꺼번에 공개하려다 보니 풀 렝스처럼 돼버렸어. 시사회 할 때 따로 틀기가 애매하잖아. 그래서 하나의 타이틀 ‘Why Called SSAB SSAB’으로 정했는데, 사람들이 줄여서 ‘쌉쌉’ 비디오라고 부르더라고. 내가 의도한 건 그게 아닌데 말이야. 그래서 조금 혼란스러웠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는 조금 더 구체화해서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nbsp;</p><p><br></p><p><br></p><p><b>‘쌉쌉'은 정확히 무슨 뜻이야?&nbsp;</b></p><p><br></p><p>로컬 친구들이 하는 얘기였는데 어느덧 내 입속에 밥 먹듯이 사용하고 있더라고. 쌉쌉이라는 뜻은 단순히 ‘멋있다’, ‘좆 된다’, 영어로는 ‘Awesome’이라고 생각하면 돼.&nbsp;</p><p><br></p><p><br></p><p><b>특별히 신경 쓴 장면이 있어?&nbsp;</b></p><p><br></p><p>Super 8으로 찍은 이미지 컷들을 진짜 많이 신경 썼어. 필름 값이나 현상하는 데에도 돈도 많이 들고, 노력도 많이 필요하지. 그래도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계속 쓸 생각이야. 아마 한국 스케이터 중에서는 (양)성준이형과 나, 이렇게 두 명만 쓸 거야. HD로 찍고 편집 필터로 그 느낌을 만들 수 있긴 한데, 딱 티가 나. 그럴 바에는 그냥 오리지널리티로 가는 게 나한테 맞더라고. 정말 변태처럼 하지 않으면 흉내 낼 수 없는 분야인 것 같아.&nbsp;</p><p><br></p><p><br></p><p><b>난 너의 널리힐플립 뱅크인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nbsp;</b></p><p><br></p><p>컨버스 ‘한별’ 광고 촬영에 보조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스케이터들이 좀 많았어. 마침 거기에서 그 스팟을 발견했지. 실제로는 굉장히 웅장하고 무서운 느낌이거든. 영상에서 느껴지는지 모르겠는데, 물도 더럽고, 색도 이상하고 벌레도 많이 날아다녔거든. 근데 이건 꼭 하고 싶더라고. 처음에 성공하긴 했는데, 컷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했어. 물에 빠지면서 비니도 잃어버렸어. 하하 어쨌든 트릭하고 물에 뛰어드는 건 국내 최초 아닐까 싶어. 하하</p><p><br></p><p><br></p><p><b>누구 파트가 가장 애착이 가?&nbsp;</b></p><p><br></p><p>(최)호진이 파트. 진짜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신경도 무척 많이 썼어. 특히, 노래 찾는데 진짜 많이 디깅했어. 호진이는 80년대 프린스(Prince) 느낌의 ‘소울 탱고’가 잘 어울리더라고.&nbsp;</p><p><br></p><p><br></p><p><b>그런 노래는 도대체 어디서 찾는 거야?&nbsp;</b></p><p><br></p><p>자기 전에 유튜브의 바다에서 2시간씩 헤매고 다녀. 계속 다양한 장르를 선택해서 괜찮은 노래를 발견하면 ‘좋아요’ 눌러놓고, 영상 편집 타임라인에 노래를 올려보고 느낌을 봐. 괜찮으면 그 노래를 쓰고, 아니면 괜찮은 곡이 나올 때까지 계속 찾는 거지. 어떤 친구는 편집할 때 노래에 맞춰서 타임라인을 만들기도 하는데, 난 좀 반대로 작업하는 편이야.</p><p><br></p><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8"></div><div style="text-align: center;">[ 좌: 염따와 최호진의 스키칭 / 우: 소주보이의 프리스타일 랩 파트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최호진 파트에 염따가 등장하던데.&nbsp;</b></div><div><br></div><div>염따형은 예전에 (양)성준이형을 통해 친해진 형이야. 예전에 성준이형하고 3인조 랩 그룹 ‘집시의 탬버린’으로 활동했었거든. 호진이가 염따형의 엄청난 팬이고 친하기도 하거든. 어느 날 호진이가 염따형이 자기 파트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고. 그래서 염따형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알았다고만 하고 따로 얘긴 없었어. 그러다가 3개월쯤 지났을 때 느닷없이 연락이 왔어. ‘오늘 촬영하자’고 말이야. 그래서 염따형 동네인 강동으로 갔지. 호진이가 염따형 자전거에 매달려서 스키칭 하는 영상을 찍었어. 사실 그거 말고도 16mm 필름으로 찍은 컷들이 좀 많은데, 미국에 늦게 보내게 돼서 비디오에는 못 들어갔지 뭐야. 어쨌든 시사회도 직접 와서 응원도 해주고, 촬영도 함께 해줘서 좀 감동했었어.&nbsp;</div><div><br></div><div><br></div><div><b>소주보이 랩도 재밌었어.&nbsp;</b></div><div><br></div><div>영상에 너무 기술만 나오는 것보다는, 재밌는 요소가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재밌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말이야. 호진이와 진명이의 Back to Back 라인도 그렇고. 여의나루에서 보드 타다가 내가 타미(소주보이)한테 제안을 했고, 타미는 맨정신에는 못 하겠다고 소주를 벌컥벌컥 마시더라고. 소주보이답게. 하하</div><div><br></div><div><br></div><div><b>시사회에선 제이슨 박(Jason Park)의 파트도 굉장했는데, 왜 온라인에 공개하지 않았어?&nbsp;</b></div><div><br></div><div>제이슨의 파트는 좀 큰 매체에서 공개하고 싶었어. 트래셔(Thrasher) 같은 데 말이야. 그래서 지금 트래셔에 메일을 보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좀 늦네. 나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데 대답이 늦어지고 있어서 제이슨에게 조금 미안하게 생각해.&nbsp;</div><div><br></div><div><br></div><div><b>(정)연수 파트도 굉장히 의미 있다고 들었어.&nbsp;</b></div><div><br></div><div><i>Cross Pollination(2018)</i> 때 대근이를 찍으면서 대근이 절친인 연수와도 자연스럽게 촬영하면서 친해졌어. 연수는 굉장히 오랫동안 신(scene)에 있었어. 무려 16년이나. 근데 아직 본인 파트가 없어서, 그게 너무 아쉬웠어. 그래서 연수에게 의미 있는 파트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nbsp;</div><div><br></div><div><br></div><div><b>촬영하지 못해서 아쉬운 친구가 있어?&nbsp;</b></div><div><br></div><div>동갑내기 (이)창규. 창규하고는 딱 한 번 찍고 더 찍지 못했어. 서로 연락을 못 한 부분도 있긴 한데, 어울리는 친구들이 다르기도 하고, 개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본인이 원한다면 함께 찍고 싶어.</div><div><br></div><iframe width="100%" height="467" src="https://www.youtube.com/embed/3byPy9qMiks"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div style="text-align: center;">[ Vans <i>Cross-Pollination,</i>&nbsp;영상: 이한민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r></div><div><b>브랜드를 안 끼고 혼자 한 이유는 뭐야?&nbsp;</b></div><div><br></div><div>사실 구원의 손길을 뻗칠 수도 있었어. 실제로 브랜드에서 러브콜도 있었고. 근데 혼자 힘으로 해내고 싶었어. 혼자 이런 큰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었거든. 굿즈도 만들고, 책도 만들고, 시사회도 하고. 모든 걸 혼자 하다 보니까 힘든 부분도 많았어. 돈도 많이 깨지고,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컸지. 다음에는 서포트도 받고, 같이 하는 쪽으로도 생각 중이야.&nbsp;</div><div><br></div><div><br></div><div><b>모든 게 열정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nbsp;</b></div><div><br></div><div>나도 삶이 불안정하고, 국내 현실상 그런 것들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 다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SSAB SSSAB 진(zine)에서 다들 생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어쨌든 한국에도 이런 개인 프로젝트가 많아졌으면 좋겠어. 스케이트 필르머라면 제대로 된 개인 프로젝트가 있어야 해. 그게 진짜 커리어니까.</div><div><br></div><div><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6"></div><div><br></div><div><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8&mode=1&div=7"></div><div style="text-align: center;">[ SSAB SSAB Zine 표지, 로컬 스케이트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r></div><div><b>큰 프로젝트가 끝났는데 기분이 어때?&nbsp;</b></div><div><br></div><div>현타가 제대로 왔어. 계속 열심히 달리다 종착지에 도착해서 멈추니까, 다시 시동을 걸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기가 두렵더라고. 큰 프로젝트가 끝나면 누구나 그럴 거로 생각해. 지금은 칠(chill)하면서 마음을 치유하고,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nbsp;</div><div><br></div><div><br></div><div><b>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게 있다면.&nbsp;</b></div><div><br></div><div>스케이터 친구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 더 가치 있게 보내고,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항상 그게 조금 아쉬워. 굳이 잃은 걸 찾는다면.. 돈과 시간 정도?&nbsp;</div><div><br></div><div><br></div><div><b>2020년 다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nbsp;</b></div><div><br></div><div>다음에는 시기별로, 파트별로 따로 풀려고.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를 할지 머릿속에 가이드라인이 생긴 것 같아. 아직 풀지 않은 영상들이 진짜 많아. 태국의 재스퍼(Jasper Dohrs)도 있고, (황)현우도 있고. 그게 들어갔으면 더 길었을 거야. 포항의 윤현호, 유지웅 그리고 찍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친구들을 찍고 싶어.&nbsp;</div><div><br></div><div>커머셜 영상은 추억을 만들기 어려워. 그런 면에서 개인 프로젝트는 더 자유롭고 즐겁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 나는 앞으로도 내가 찍는 친구들의 스케이트보드 밖의 ‘진짜’ 모습들, 그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그 친구들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모습들을 더 담을 거야. 917 비디오에서 볼 수 있는 탄탄하고 기억에 남을 영상 말이야.&nbsp;</div><div><br></div><div>올해는 돈이 되는 것도 좀 하고, 자기계발도 하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멋진 것들을 하고 싶어. 그리고 새해는 다들 안 다치고 재밌게 탔으면 좋겠어. 남들 문제 삼고 헐뜯고 비판하기보다는, 두리뭉실하게 행복한 스케이팅을 하자고!</div><div><br></div><div style="text-align: right;"><a href="https://vimeo.com/hotminator"><b><font color="#ff8000">이한민 비미오 계정</font></b></a></div><div style="text-align: right;">글 / 인터뷰어: 조광훈</div><div style="text-align: right;">사진: 안대근, 조광훈</div></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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